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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념

자취 방세의 압박


지방출신 대학생 서울 유학비용은…
생활비 한달 73만원… 45%가 주거비
싼곳 찾아 외곽 떠도는 기러기족 급증

고려대 법대 3학년 최모(23)씨는 요즘 걱정이 태산이다. 월세 20만원에 자취를 하는 학교 정문 일대가 곧 재개발돼 무조건 짐을 싸야 할 처지다. 최씨는 “후문 쪽은 월 40만원까지 월세가 올라 학교 근처에 살 엄두를 못 낼 형편”이라며 “부모님께 더 이상 손 벌릴 수도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최씨의 한달 생활비는 모두 50만원에 불과하다.

대학가에서 대학생들이 내몰리고 있다. 재개발 등 상업화의 거센 바람이 몰아치면서 학교 주변 주거비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뛰고 있다.

한국일보가 고려대와 연세대 이화여대 서울대(가나다순) 학보사와 손잡고 4월 한달간 4개 대학과 한국외국어대 한양대에 재학 중인 지방 출신 학생 145명의 생활비를 심층 면접 조사한 결과, 사회인들처럼 집 문제가 생활 전체에 큰 압박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한달 평균 73만2,000원의 생활비를 쓰고 있으며, 주거비 비율은 생활비의 평균 45%(35만원)라고 답했다. 여기에는 월평균 15만~20만원만 내면 되는 기숙사생도 포함돼, 실제 주거비 부담은 더 크다. 생활비 중 주거비 비중이 50% 이상인 경우가 3명 중 1명 꼴인 50명에 달했다. 10명 중 8명(82%)이 “주거비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대학가 집값 상승은 재개발과 급속한 유흥가 확대가 부추기고 있다. 13일 찾은 고려대 주변은 집값이 올들어 평당 300만원 이상 치솟았다. Y부동산 관계자는 “재개발이 결정되면 정문 쪽의 하숙ㆍ자취생 500여 명이 옮겨야 한다”며 “재개발과 하숙ㆍ자취생의 대규모 이동이 겹치면서 주변 부동산값과 하숙비 등이 크게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왕십리뉴타운 조성 계획이 발표된 한양대 근처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학 주변이 더 이상 대학생의 공간이 아니게 되면서 ‘싼 방’을 찾아 떠도는 ‘기러기족’도 늘고 있다. 연세대생 양모(23)씨는 “신촌은 너무 비싸 1시간 정도 걸리는 신림동에 살고 있다”며 “월세를 줄이기 위해 친구와 방을 합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집값 상승이 학생뿐만 아니라 부모의 등골까지 휘게 한다는 점이다. 실제 조사 학생의 57%는 생활비 전액을 부모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전의 경찰공무원 이모(57)씨는 서울에서 대학에 다니는 아들에게 매달 실수령액의 4분의 1이 넘는 80만원을 보내고 있다. 그는 “대학 근처 집값도 날이 갈수록 오른다 하니 생활비를 줄여서라도 돈을 더 보내야 할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이현정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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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완전 공감이다.
방세의 압박.....ㄷㄷㄷ
콧구멍만한 방 한 칸에 월세 30~40이 웬 말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