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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념

<웃음> 속 시사분석

한 마을이 있다. 관광 수입으로 살아가는 마을이다. 그런데 경제 위기가 닥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자 모두가 마을의 앞날을 놓고 점점 비관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드디어 관광객 한 사람이 와서 호텔에 방을 잡는다.

그는 100유로짜리 지폐로 숙박료를 지불한다.

관광객이 객실에 다다르기도 전에 호텔 주인은 지폐를 들고 정육점으로 달려가서 외상값 100유로를 갚는다.

정육점 주인은 즉시 그 지폐를 자기에게 고기를 대주는 농장 주인에게 가져다준다.

농장 주인은 얼른 술집으로 가서 여주인에게 빚진 해웃값을 지불한다.

술집 여주인은 호텔에 가서 호텔 주인에게 진 빚을 갚는다.

그럼으로써 돈이 마을을 한 바퀴 돌아 첫 사람에게 돌아온다.

그녀가 100유로짜리 지폐를 카운터에 내려놓는 순간, 관광객이 객실에서 내려온다. 방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냥 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는 지폐를 집어들고 사라진다.

돈이 돌기는 했으나, 번 사람도 없고 쓴 사람도 없다.

그래도 마을에는 이제 빚진 사람이 아무도 없다. 세계 경제의 위기라는 것도 결국 이런 식으로 해결하고 있는 게 아닐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웃음> 2부 116페이지.


굉장하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짧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