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스스로 "내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뒤부터는
여름에 "님아 전기가 부족하니까 제발 좀 아껴쓰세요. 강제로 아껴쓰게 해주겠음 ㅇㅇ"
이런 말을 뉴스로부터, 각종 안내 전단으로부터 안 본 해가 없는 것 같다.
왜지,
왜 맨날 부족한거지,
몇십년간 부족하면 그게 정말 절실하게 부족하긴 한건지...
여름엔, "전기없다 아껴써라 서민놈들아"
겨울엔, "에너지 절약해야 하니까 아껴써라 서민놈들아"
그나마 스트레스 덜 받던 봄, 가을은 요즘은 짧아져서 있는 듯 없는 듯.
정말 부족하면 죄없는 학생들 땀흘리면서 공부하게 하지 말고
업무 시간에 야동이나 쳐보고 밤에는 아방궁 놀러가는 국회의원놈들 서식하는 곳
낮에 불끄고 에어콘 틀지 말고 모범을 보여봐라.
청와대에서 에어콘 끄고 창문 열어놓고 우린 이렇게 아끼고 있습니다.
적어도 이렇게 쇼라도 해봐라.
여튼 그건 성의의 문제고,
핵심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닌 것 같다는 거지.
매년 전기 조금이라도 더 쓰면 나라 망할 것처럼 떠들어대는데,
지난 20년간 항상 전기는 매년 더 써왔단 말이지.
전기 부족하다고 전기세는 항상 올려왔는데,
항상 전기는 더 많이 쓰고 한전은 더 징징댄단 말이지.
왜?
기업은 돈 적게 내고 계속 더더욱 많이 쓰고 있으니깐.
없으니까 아끼자 제발 좀 아끼자 이런 멘트 말고,
연평균 영업익 기준으로 기업 분류해서 산업용 전기세 구간별 최고 100% 인상하고,
영업익 천억 이상이거나 임직원 3천명 이상인 거대기업은 태양열이든 태양광이든 풍력이든 뭐든 해서
소비 전력의 최소 5% 이상 자체 생산하게 하고,
가정용 전기는 특별히 많이 사용하는 상위 10% 최고 사용 구간 전기세 인상하고
이렇게 하면 적어도 80년대로 돌아간듯한 삶은 안 살지 않겠음?
왜 이렇게 안할까?
완전 호구들인 개인들 전기세 못 올려서 한전 망할까봐?
이리저리 꼬드겨서 이것저것 다 민영화해야 하는데 그럴 구실이 없어질까봐?
이거 뭐 은행을 가나 백화점을 가나 더워서 짜증만 나고
애들은 학교에 공부하러 갔다가 더워서 교복만 적셔서 집에 가고
어른들은 회사에 일하러 갔다가 더우니까 나가서 바람만 쐬고
이래서 나라가 잘 돌아가겠음?
퇴근하고 집에 오는데 엘베 에어콘 안 나와서 더워서 짜증나서 이러는 거 절대 아님 -_-